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 세미나에 이렇게 큰 관심을 갖고, 많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제와 토론을 맡아주신 전문가 여러분과 국민패널 여러분,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산적한 연구과제들과 씨름하고 계시는
모든 과학기술인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과학기술인 여러분도 많이 오셨는데,
저는 우리 과학기술인들을 뵐 때면, 정말 마음이 뭉클합니다.
우리 과학기술인들은
과거 우리나라가 KIST를 세울 때,
외국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다 포기하고,
귀국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입니다.
또 중화학공업, 전자산업, 자동차산업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때마다
밤을 낮삼아, 연구실을 집삼아, 최선을 다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 제품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만든 장본인들이십니다.
만약 과학기술인 여러분들의 꿈과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중대한 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느냐
아니면 다시 뒤로 처지느냐 역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노동집약적인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고,
이제는 선진국처럼 지식기반의 창조적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합니다.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걱정도 매우 큽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을거리를 사주기 어렵다고 합니다.
세계화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농민들은
구제역이 한번 발생하면 잘 살아보겠다는 그 꿈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저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과학기술의 현 주소는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고,
이공계 대학을 나와도 연구소 들어가기는 하늘에 별 따기입니다.
연구원들은 실패의 부담 때문에 혁신적인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고,
연구비 부담 때문에 연구의 질보다는 양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총괄 체계도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하루 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과학기술의 미래는 물론이고,
선진국 도약의 꿈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발전에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새롭게 출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첫째, 과학기술이 새 수요, 새 시장, 새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누구든지 아이디어가 있으면 창업이 가능한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 어느 국민과 비교해도 가장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우리 국민들이지만, 사회적 시스템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자뿐 아니라 어린이, 학생, 주부 누구나
창의적인 상상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연구개발(R&D)로 이어지고,
산업화로 연결되어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창의경제로 인한 성공뿐 아니라,
실패까지도 우리의 자원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과학기술이 삶의 질과 복지 향상에 맞춰져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국민의 삶의 질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비싼 의료기기나 재활기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치매, 신종플루 같은 질병과 구제역 같은 가축전염병,
또 지진이나 원자력 위험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을 과학기술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과학기술인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이공계 출신을 더 많이 채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연구개발 성과 평가를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이 연구비 확보에 부담을 느끼고 서류 작업에 신경을 써야 하는 연구환경에서는
자율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자율을 주고 행정 부담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또, 정부의 R&D 투자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고,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의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넷째, 이러한 것들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정운영이 과학기술 중심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과거 우리나라가 처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울 때,
동시에 과학기술 5개년 계획을 수립했었습니다.
앞으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과학기술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최상위 위상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과학기술과 타 분야간의 융합과
각 부처에 혼재된 과학기술정책을 통합·조정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담 부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여러분,
한 나라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거저 이뤄지지 않습니다.
과학기술인들의 헌신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관심과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말보다는
실제로 과학기술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과학기술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고,
일관성있게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 세미나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의지와
마음을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아울러 우리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좋은 정책방향이 제시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